매너 (manner)
매너(manner)는 이광호가 자신의 회화론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용어로 그는 손과 관련하여 작가의 고유한 작업 방식을 설명할 때 이 단어를 사용한다. 영어로 표기할 때는 특정 미술 사조를 가르키는 매너리즘(Mannerism, 1520~1600년)과 구별하기 위해 소문자로 쓴다.
매너Manner의 어원은 ‘태도’ 또는 '습관적 행위’를 지칭하는 프랑스어 ‘마네레 manere’ (현대 프랑스어로는 마니에르 manière)에서 유래하는데, 마네레는 ‘손에 속하는 (belong to the hand)’이란 뜻을 가진 라틴어 ‘마누아리우스 maruarius’에서 파생되었다. 초창기 이광호의 매너(manner)는 마네레 처럼 작가의 손과 행위의 유기적 관계 방식에 관한 것을 지칭하는 것이었으나, 점차 타인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표현 기술과 양식을 지칭하는 고유성의 개념으로 사용된다.
미술사학자 김정락은 2020년 이광호의 개인전에 대한 비평 글 ‘이미지의 연금술’에서 이광호의 매너manner에 관해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작가는(이광호) 자신 앞에 설정된 작업의 물리적 상황에 더 집중하며, 이러한 태도는 형식의 다양성과 개성으로 발전된다. 실제로 감상자는 그려진 대상에 -그것이 사실적이건 추상적이건 간에-감동받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재현하는 화가의 기술적 방식에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이 기술적 방식이 화가들을 구분하고 평가하는 근거가 된다.’
국제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2024) 관련 인터뷰에서 이광호는 다음과 같이 매너(manner)를 정의하였다.
‘회화에서 매너란 타인에게 전수할 수 있는 테크닉과 달리,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화가의 고유한 붓질을 말한다. (마치) 가수의 음색이나 소설가의 문체와 같은 것으로 이번 개인전 (Blow-up, 2024)은 나만의 매너를 구현하기 위한 ‘붓질 연구’의 결과물이다.’(조선일보. 2024.1.22)